"그냥 분위기만"이 안 나올 때 — Suno로 BGM 한 곡 뽑기까지 22분
금요 오후 네 시. 유튜브 편집자 지민은 12분짜리 강의 영상에 깔 BGM만 아직 못 구했다. 스톡 라이브러리를 이미 40분째 뒤지고 있었다. 키워드를 바꾸면 다른 결과가 나오긴 한다. 그런데 다 어딘가에서 들어본 것 같거나, 너무 영화 예고편 같거나, 강의엔 너무 신나거나.
결국 지민이 원하는 건 이 영상의 호흡에 맞는 소리인데, 그걸 검색어로 표현하는 게 불가능했다. 당신이 찾는 음악은 이미 만들어진 것 중 하나여야 한다는 게 스톡의 구조적 한계다.
텍스트로 음악을 생성하는 도구들이 생긴 이유가 여기 있다. 있는 것 중에서 고른다 대신 내 영상에 맞게 만든다는 발상. 그리고 그 중에서 분위기 편집을 빠르게 실험하기 좋다는 평이 많이 붙는 이름이 Suno다.
첫 프롬프트는 왜 거의 항상 실망스러운가
지민의 첫 프롬프트는 정직했다.
“lofi, calm, for studying, no lyrics”
결과는 너무 느린 힙합 비트였다. 분위기는 맞는데 호흡이 달랐다. 강의 영상은 발화 속도가 있어서, BGM이 너무 느리면 영상이 처져 보인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수식어만 하나 더 추가한다. “lofi, calm, study, no lyrics, soft, relaxing” 같은 식으로. 방향이 아니라 단어를 쌓는 것이다. 결과는 거의 같다.
Suno가 제대로 반응하는 건 악기·빠르기·공간감을 구체적으로 줄 때다. 지민이 두 번째에서 바꾼 프롬프트는 이랬다.
“acoustic guitar and soft piano, 85 BPM, instrumental, no vocals, warm room tone”
같은 영상에 맞춰 이 프롬프트로 세 트랙을 병렬로 뽑았다. 셋 다 방향이 달랐고, 그 중 하나를 골라 타임라인에 얹는 데 약 22분이 걸렸다. 스톡에서 헤매던 40분보다 짧았다.
Custom mode가 차이를 만드는 지점
기본 모드에서 한 줄 프롬프트를 넣으면 Suno가 가사까지 만든다. 가사가 필요 없는 경우라면 Custom mode를 여는 게 낫다. 여기선 가사, 스타일 태그, 장르를 분리해서 채울 수 있다.
BGM으로 쓸 트랙이라면:
- 가사 칸은 비워 두거나
[Instrumental]만 넣는다 - 스타일 칸에
acoustic, 85 BPM, warm, no vocals처럼 음악적 변수를 쓴다 - 장르는 “Lo-fi study”보다 “Folk-acoustic” 같이 악기 계열로 쓰면 결과가 더 일관된다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는 워크플로는 2~3버전 병렬 생성 후 고르기다. 완성곡을 뽑는다기보다 적절한 소재를 고르는 감각에 가깝다. 첫 결과가 별로여도 버리지 말고, 그 중에서 방향이 가장 맞는 쪽을 골라 프롬프트 한두 단어를 바꿔 다시 돌리면 세 번 안에 쓸 만한 게 나온다.
DAW가 없을 때의 마무리
지민은 선택된 트랙을 DAW에서 라우드니스만 살짝 올렸다. 유튜브 업로드 기준인 -14 LUFS 근처로 맞추지 않으면 자동으로 볼륨이 낮아지거나, 영상과 BGM의 균형이 어긋난다.
DAW가 없다면 Audacity(무료)나 CapCut 볼륨 곡선으로도 처리할 수 있다. BGM이 훅 구간에서 유독 크거나 작다면, 그 구간만 볼륨 키프레임을 조정하면 된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아무도 BGM에 주목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 그게 잘 된 BGM이다.
저작권과 상업 이용 — 습관 하나만
AI 음악의 학습 데이터, 저작권 귀속, 상업 이용 범위는 진행형 이슈다. Suno의 플랜마다 상업 이용 허용 여부가 다르다고 안내된다. 중요한 건 그날 본 화면을 기록해 두는 것이다.
광고·유튜브·클라이언트 납품에 쓰는 파일이라면, 생성 당일 플랜 안내 페이지를 스크린샷으로 남기자. 약관은 갱신되고, “그때 분명히 됐는데”는 나중에 증명할 방법이 없다. 이것 하나만으로 대부분의 분쟁 소지가 줄어든다.
끝맺음 — 편집실에서 들리는 첫 박
지민은 타임라인을 돌리며 너무 조용한 구간이 없는지 한 번 더 확인했다. BGM은 멋진 멜로디가 목적이 아니다. 컷 길이와 발화 속도 사이의 빈 곳을 채우는 것이다. 그 역할을 조용히 하면 아무도 BGM에 주목하지 않는다 — 그게 잘 된 BGM이다.
스톡 40분보다 Suno 22분이 빨랐던 건 도구가 더 좋아서가 아니다. 처음부터 이 영상의 언어로 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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